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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2] "종전선언 합의 가능성 크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정상회담 리그가 오는 27일(LA시간 26일) 시작된다. 남북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남·북·미·중·일·러 등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정상들은 향후 2~3개월 동안 양자 또는 다자의 방식으로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관계기사 2면 출발점인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당 위원장)의 입장을 합의문에 담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김정은이 지난 3월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특사단에 비핵화 의지를 밝힌 만큼 어떤 식으로든 합의문에는 포함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2007년 10월 2차 남북정상회담에선 "9·19공동선언과 2·13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그간 핵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이 최종 담판의 상대라는 인식이 확고했던 만큼 남북 정상간 협의에서 어느 정도의 수위로 나올지 주목된다. 정상회담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8일 관훈클럽 주최의 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분야는 북·미 정상회담과 의제의 교집합 영역이 커 합의의 폭과 수준이 제한될 것"이라며 "명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과 연관이 덜한 남북 관계 분야에선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특히 남북한의 합의만으로도 추진할 수 있는 평화 분위기 조성이 이번 회담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남북 정상 간의 선언(종전선언)이나 정치·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조치를 큰 틀에서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오찬간담회에서 "한반도는 65년 동안 끌어온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 선언을 거쳐 평화 협정의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다른 당국자는 "대통령이 그 정도로 언급한 건 남북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사전 교감이 있었기 때문 아니겠냐"라고 귀띔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남북이 종전 논의를 하고 있으며, 이를 축복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한국 정부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23일 0시)했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사전 신뢰 조치의 성격이다. 따라서 정상회담에서 남북이 상호 비방을 중단하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자는 원칙적인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김정은도 이미 특사단에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현재 남북이 휴전선 쪽으로 수백m 가까이 근접한 철책을 뒤로 물리는 등 비무장 지대(DMZ) 범위를 정전협정대로 하고(휴전선에서 남북으로 각각 2㎞), 감시초소(GP)를 철수하는 문제를 협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하루 동안 진행하는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정상회담 정례화나 국방장관 회담 등을 통해 구체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경우에 따라 국방 당국자 간 핫라인 설치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 역시 합의문에 포함하기 위해 최대한 북측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김정은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2016년 국내에 입국한 식당 여종업원의 송환과 연관시키고 있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북측이 필요로 하는 남북 경협이나 인도적 지원은 이번 회담의 의제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현재 대북 제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단독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작아서다. 북·미 정상회담(5월 말~6월 초 예상) 결과에 따라 대북제재가 일부 완화되거나 대북지원의 여건이 조성된 뒤에야 본격 추진이 가능한 사안들이다.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로 평가받고 있는 이번 회담에선 정치, 군사적인 문제를 원론적으로 협의한 뒤 추가 정상회담을 열어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용수 기자 [email protected]

2018-04-23

"트럼프, 김정은에 빅뱅방식 비핵화 제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의 신속한 비핵화를 촉구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고위 관리를 인용해 "대통령은 핵·미사일 동결에 대해 제재 완화로 보상할 의사가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의 비핵화 속도와 제재 완화 일정이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단계적 비핵화를 주장하는 김 위원장에게 소위 '빅뱅' 방식으로 비핵화와 보상 문제를 한꺼번에 일괄 타결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다. 미 고위 관리는 "북한이 빠른 비핵화 행동을 할 용의만 있다면, 그때는 보상이 무제한이 될 수 있고, 모든 종류의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신 "대통령이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건 북한이 실제로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전까진 제제 해제 같은 실질적 양보는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핵 폐기를 확실히 한다면 제재 해제뿐 아니라 관계 정상화, 대규모 경제지원을 동시에 할 수 있지만 핵 폐기 이전에 각종 보상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반면 김정은은 이달 초 부활절에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최장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일정표에 따라 서로 양보 조치를 병행하는 방식의 단계적 비핵화를 내밀었다고 한다. 지난달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했던 "미국과 단계적, 동시적 조치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는 뜻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핵 동결'→'불능화'→'폐기'로 가는 3단계 비핵화와 함께 단계별로 미국의 경제, 외교 및 안전보장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지만 "동결은 언제든 쉽게 뒤집을 수 있기 때문에, 핵무기 폐기 이전에 경제적, 외교적 양보 조치를 취하면 북한이 경제활동재개 등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양측이 초기에 주요 양보 조치를 동시에 취하는 '빅뱅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의 핵동결 선언을 "큰 진전"이라고 했던 데서 한 걸음 물러섰다. 22일 트윗을 통해 "북한과 결론을 내기까지 아직 먼길이 남았다. 일이 잘 풀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하면서다. 결국 비핵화와 보상의 속도·방식을 놓고 입장차가 크기 때문에 정상회담에선 미 본토에 직접 위협이 되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포기에 대한 '빠른 합의'만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폼페이오 국장이 김정은을 만난 이후 인준청문회에서 "포괄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대통령이 외교적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적절한 조건과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한 발언 때문이다.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국전 종전선언과 논의하는 평화협정도 북·미 정상회담의 쟁점이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의회전문지 더 힐에 "첫 단계는 비핵화이며, 평화협정은 앞으로 수년 후의 일"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을 포함한 북핵 폐기 검증 방식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입장에선 주요 핵물질을 생산하는 영변 핵시설은 물론 폐쇄하겠다고 선언한 풍계리 시험장에 대해서도 확인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이 김동철 목사 등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정상회담에 앞서 석방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의 전제조건으로 걸진 않았지만 "석방을 위해 애쓰고 있으며 (석방)가능성이 크다"고까지 기대감을 표명한 바 있다. 정효식 특파원 [email protected]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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